나 홀로 부모를 떠안다

04나홀로부모를떠안다-표지-입체


일본의 자살 원인 집계에는 왜 ‘개호 피로’가 포함되는가
노인 복지와 시설이 늘어남에도 왜 재택 개호가 더 증가하는가

노노 개호, 인인 개호, 개호 살인 그리고 개호 독신까지
고령사회에 맞닥뜨린 개인들의 삶을 밀착 취재하다

숫자로는 알 수 없는 삶의 내면들 – 고령사회를 파헤친 르포르타주

대한민국의 노인 관련 숫자들은 암울하기 짝이 없다. 유소년인구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를 나타내는 노령화지수는 서울 기준 1996년 21에서 2015년 현재 100.4. 65세 이상 노인 인구 중 빈곤율은 2012년 OECD 평균 12.6퍼센트를 훨씬 넘어서는 49.6퍼센트. 2014년 현재 한국에서 각종 연금을 수령한 노인은 45.7퍼센트, 그나마 1인 가구 최저생계비인 61만 원에 못 미치는 42만 원. 노인의 유병률은 90.2퍼센트, 노인 1명당 2.6개의 만성질환…… 그러나 고령화는 숫자로써 다 이해할 수 없는 문제다.

복지재정 지출, 노동인구 감소, 저출산 같은 사회적인 문제이기도 하지만, 당사자에게 개인적으로 더 없이 큰 문제이기 때문이다. 나이 들고 병든 부모를 직접 모실 것인가 시설에 맡길 것인가. 개호와 개인 생활을 양립할 것인가, 한쪽을 포기할 것인가……. 특히 혼자서 병든 부모를 돌봐야 하는 경우라면 문제는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일본 르포 작가 야마무라 모토키가 쓴 《나 홀로 부모를 떠안다》는 이미 일본 사회에 만연한 이 문제가 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또 이런 사례가 늘어나면서 일본 사회에 어떤 굴레로 작용하는지를 포착한 책이다. 1년 넘는 기간 동안 독신 개호자들을 직접 만나 이들의 생애와 현재를 인터뷰하고, 자신의 개호 경험을 더해 꼼꼼하게 기록한 르포르타주다.

부양의 의무를 혼자만의 몫으로 떠안은 사람들

간병과 수발을 포함해 돌보는 일을 가리키는 개호(介護). 일본에서는 개호와 연관된 문제적인 신조어들이 속속 생겨난다. 노인이 된 자녀가 부모를 돌보거나 노인끼리 서로를 돌보는 노노(老老) 개호, 치매 노인을 돌보다 함께 인지장애를 겪게 되는 인인(認認) 개호, 개호에 지쳐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돌보던 이를 살해하는 개호 자살․살인까지. 여기에 더해지는 것이 바로 개호 독신이다.

일본 경찰청이 매년 발표하는 자살 현황 통계에 자살 원인과 동기 중 하나로 ‘개호 및 간병의 피로’라는 항목이 있다. 2013년 자살 현황을 보면 한 해 동안 268명이 자살한 원인이 바로 ‘개호 및 간병 피로’였다. 또 1998년부터 2007년까지 10년간 일본에서는 총 350건의 개호살인 사건이 발생해 355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병든 부모를 돌보다 지쳐서’ 벌어지는 살인, ‘자식에게 짐이 되기 싫어서’ ‘병든 부모를 돌보다 지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자살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곤 한다. 그만큼 돌보는 사람이나 돌봄을 받는 사람에게 정신적인 고통을 안겨주는 것이 바로 개호다.

그렇다면 왜 특히 개호 ‘독신자’에 주목하는가. 첫째, 고령화와 비혼화가 맞물리면서 독신인 자녀가 부모를 돌보는 일이 점차 늘어났기 때문이다. 형제가 있더라도 독신자는 돌볼 가족이 없다는 이유로 부모 개호를 떠안기 십상이다. 결혼한 경우라도 일본에서는 배우자에게 부담을 지우기 싫어 자기 부모는 자기가 돌보는 경향이 늘고 있다. 둘째, 독신 개호자에게서 개호를 둘러싼 다양한 문제가 가장 첨예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개호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문제가 선명하게 보인다.

‘넌 왜 유모차를 밀 나이에 휠체어를 미니?’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부모한테 기생한다는 눈총을 받는 독신 개호자들

저자는 개호 독신자들이 떠안은 가장 큰 문제로 고립감을 꼽는다. 패러사이트 싱글, 즉 부모에게 기생충처럼 얹혀살면서 살림이나 축낸다는 시선과 부모를 돌보면서 겪는 갈등이 중첩되지만 사회생활이 단절되면서 누구에게도 하소연할 수 없는 고통까지 더해진다는 것이다. 아이를 돌보는 일에는 미래가 기다리지만 고령자를 돌보는 일에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죽음이 기다리고 있기에 이 고립감은 한층 커진다고 말한다.

일과 개호를 병행하는 경우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시시때때로 예상치 못한 일들이 벌어지면 일을 멈추고 달려가야 하기에 눈치가 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업무 능력이 떨어진다.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개호라는 또 다른 일이 기다리기에 스트레스가 커지고 이를 견디지 못해 일을 그만두게 된다. 그러나 한번 일을 그만두면 돌아가기란 쉽지 않다. 저자는 일본 통계를 근거로 제시한다.

중요한 것은 일단 일에서 멀어진 사람들이 다시 일에 복귀할 수 있는지 여부다. 이 또한 연령, 성별, 근로계약 형태별로 큰 차이를 보인다. 15~39세 남성 정규직 사원은 80퍼센트가 재취업했다. 같은 남성 정규직 사원이라도 연령대가 높은 40~59세 중 재취업자는 50퍼센트에 못 미치며, 40~59세 여성 비정규직은 재취업자가 30퍼센트 미만이었다. (79~80쪽)

어떤 형태든 독신인 사람이 개호를 떠안으면 결혼을 할 기회가 사라지고 이것이 고령화와 맞물리면서 비혼화 경향이 가속화된다고 지적한다. 개호 독신자들에게 개호란 늘 주시해야 하는 상황인 동시에 언제 돌발 상황이 일어날지 모를 일이므로 개호 이후의 재취업이나 결혼 등을 생각할 겨를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미래를 설계할 수 없다는 점, 즉 언제 끝날지 얼마나 더 힘들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개호에만 매달려야 한다는 것이 이들에게 고립감을 한층 더 강화하는 요인이 된다.

재택화의 흐름, 어떻게 부모와 시간을 보내고 죽음을 준비할 것인가

이 책은 개호자들의 내면과 생애를 찬찬히 인터뷰해 기록하는 동시에 현재 일본 사회의 개호 복지의 흐름을 짚으면서 한국 사회에서 검토해봐야 할 고민거리를 던진다. 바로 재택화의 흐름이다. 일본에서는 현재 개호를 병원이나 시설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개인에게 부담을 지우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개호와 관련한 개인들의 문제는 더욱 크게 불거질 전망이다.

여기에 더해서 특히 남성들은 아직까지 ‘나라에 짐이 되기 싫다’는 구세대의 국가관과 가부장제의 영향으로 재택 개호를 더 선호하는 편이다. 더욱이 중증 정도에 따라 개인 부담 폭이 다르고 아직까지 시설에 부모를 맡기면 주위의 달갑지 않은 시선을 받는 일이기에 시설을 택하기란 쉽지가 않다. 시설에 맡기는 경우에도 응급 상황이 발생하면 언제고 달려가야 하기에 심리적 부담은 별반 다르지 않다. 재택 개호를 하면서 일을 병행해야 하는 경우 경제적 부담도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이런 현실을 다양한 인터뷰와 조사로 드러내면서 저자는 조언한다. 미리 준비할 것, 시기를 정할 것.

노부모를 둔 사람이라면 누구나 언제고 닥칠지 모를 일이기에 마음의 준비를 할 것 그리고 언젠가 시설에 맡기기로 했다면 그 시기를 결정하는 기준선(혼자 화장실에 못 가게 될 때, 식사 시중을 들어야 할 때 등)을 미리 결정해두라고 조언한다. 이 밖에도 이 책에서는 스스로 개호에 나서는 경우, 주변에 개호자가 있는 경우에 맞추어 다양한 조언을 제시한다. 저자가 직접 개호자뿐 아니라 재택 의료․사회복지사를 만난 끝에 얻은 결론이다.

저·역자 소개

야마무라 모토키 山村基毅 1960년 홋카이도 출생. 인물 인터뷰를 중심으로, 개인이 마주하는 삶의 ‘벽’을 그리는 르포르타주를 주로 집필해왔다. 1997년《저는 살아 있는 셈입니다만》으로 제47회 마이니치아동소설상을 받았다. 주요 저서로는 《민요 술집이라는 청춘》, 《전쟁 거부 11인의 일본인》, 《최초의 일본 알프스》 등이 있고, 공동 저서로 《들립니까, 숲의 목소리》, 《북해의 길》 등이 있다.

이소담 (번역) 동국대학교 인도철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졸업반 시절 취미로 일본어 공부를 시작했고, 다른 나라 언어를 우리말로 바꾸는 일에 매력을 느껴 번역을 시작했다. 읽으면서 유익하고 행복하다고 느낀 책들을 우리말로 옮기는 것이 소박한 꿈이다. 옮긴 책으로 《간단명쾌한 동양사상》, 《사람은 홀로 죽는다》, 《강은 언제나 옳다》 등이 있다.

김원경 (해제) 일본 조치 대학에서 사회복지학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니혼후쿠시 대학에서 사회복지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치쿠시조가쿠엔 대학에서 사회복지를 가르치고 있으며, 치매 가족지원 시스템 구축과 관련하여 한일 비교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차례

해제 | 일본 사회가 던지는 경고

프롤로그 | 초고령화와 비혼화가 만나다

1장 | 어느 날 갑자기 부모의 보호자가 되다

“나는 아직 안 죽을 거야” | 날마다 새로운 사건이 벌어진다 | 참는 것 또한 일 | 언젠간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을까 | 처음에는 어머니를, 나중에는 아버지를 | 아픈 부모에게 빌붙어 산다는 따가운 시선 | 쓰나미로 쇠약해진 아버지 | ‘내 인생, 끝났구나’ | 쓰러진 어머니를 방치한 아버지 | ‘제비뽑기에서 진 건가’ | 나를 위안해주는 건 오직 나뿐 | 한번 떠나면 돌아갈 수 없는 직장

2장 | 어느 한쪽도 포기할 수 없어서

일과 양립하는 어려움 | 아들이 엄마를 돌본다는 것 | 퇴근하면 기저귀 교환부터 | 아무리 노력해도 후회는 남는다 | 일하는 동안엔 몰랐던 것들 | 못 본 척하는 동안에도 상황은 더욱 나빠진다 | 고생을 나눌 바에야 혼자 짊어지고 만다 | 잠깐, 아주 잠깐의 웃음 | 삶의 전부를 빼앗겨서는 안 된다

3장 | 치매라는 괴물이 삶을 집어삼키다

수면유도제를 손에서 놓을 수 없다 | 가장 가까운 사람이 가장 괴로운 법 | 주변의 시선에 신경 쓰지 말 것 | 보이스피싱의 먹잇감이 된 엄마 | “엄마, 지금 몇 살 같아?” | ‘이대로 가다간 어머니를 죽일지도 몰라’ | 혼자 떠안을 수밖에 없는 사정 | 엄마를 결국 그룹홈으로 | 거리를 두고서 발견한 행복 | 독신이기 때문에 자신의 노후도 걱정

4장 | 개호 주변에는 왜 독신자가 많은가

익명을 희망한 ‘개호 독신자’ | 자식을 위해 노인홈으로 | 유모차 대신 휠체어 | 가족이 있어도 고립된다 | 어머니를 돌보기 위해 자영업자의 길로 들어서다 | 즐거운 개호는 없다 | 매일 어머니를 만나러 가는 길 | 일대일 관계가 고립의 온상 | 프로 개호자도 고독하기는 마찬가지

5장 | 집에서 부모를 돌본다는 것

자택을 원하는 남자, 시설을 거부하지 않는 여자 | 관리된 죽음, 편안한 죽음 | 재택 의료 현장에서 집으로 찾아가는 의료진 | 각자의 병, 각자의 죽음 | 생활 지도에도 주의를 기울이다 | 후회를 피할 수 없지만 줄일 수는 있다 | 미리 준비해야 한다

에필로그 | 미리 준비할 것, 고립되지 말 것 ― 205

부록 1 한국의 노인-우울한 숫자들 | 2 한국의 노인장기요양보험 | 3 한국의 치매


본문 발췌

“개호는 초반의 편한 상태가 그대로 계속 이어지지 않더군요. 조금씩 아주 조금씩 나빠집니다. 게다가 어머니 상태가 나빠지는 것과 맞물려서, 경기도 안 좋아지는 바람에 새 일자리를 구하기도 어려워졌어요. 그나마 어머니 시중들 일이 많아지면서 일자리를 찾을 여유마저 사라졌어요. 악순환이었죠. 조카 녀석들이 저한테 대놓고 물었어요. ‘삼촌은 왜 일 안 해?’ 세상에는 개호를 하려고 집에 있는데, 병든 부모에게 빌붙은 자발적 실업자라거나 은둔형 외톨이라고 욕을 먹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겁니다.” -57

개호를 시작하는 시점에는 다들 신중하게 결정하지 않는다. 단기간을 예상하고, 마치 출근하는 기분으로 개호를 시작한다. ‘지금까지 부모님이 돌봐주셨으니까 가끔은 나도 효도를 해야지.’ 이런 마음도 개호를 부추긴다. 이런 홀가분함은 ‘독신’이라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 개호자의 경력을 살펴보면, 이직 횟수가 많거나 여행을 선호하거나 관심사가 폭넓거나, 어딘가 홀가분하고 자유로움이 느껴진다. 그런 홀가분함이 인간적인 매력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개호자들은 개호 기간이 생각보다 길고 정신적인 고통도 상당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런 게 아니었는데 하는 후회가 덮친다. 개호 기간이 길어지면 당연히 수입원이 사라진다. 그러면 개호 받는 상대(대부분 부모다)의 연금 같은 재산에 손을 댄다. 그런 행위가 수치심이라는 감정을 낳는다. 내가 만났던 개호자 중 누구도 이 돈을 ‘부모를 돌보는 보수’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직업도 없고 새로운 무언가를 생산하지 못하는 자신에게 꺼림칙함을 느끼기도 했다. 점차 약해지는 부모를 곁에 두고 그들이 손을 내밀 때 도울 수 있다는 안도감과 사회인으로서 자립하지 못했다는 초조함이 공존한다. 부모의 연금으로 당장은 어떻게든 생활할 수 있다. 그러나 그대로 가다가는 머지않아 바닥이 드러날 것을 알기에 더욱 초조하다. -81

일하면서 개호까지 하는 사람이 느끼는 육체적, 정신적인 부담은 개호만 하는 사람과 질이 다르다. 일하지 않고 개호에 전념하는 사람이 느끼는 불안이 바닥이 보이지 않는 깊은 구렁텅이에 빠지는 것과 같다면, 일하면서 개호하는 사람이 느끼는 불안은 등 뒤에서 누군가가 쫓아오는 것을 느끼며 달리는 것과 같다. -98

남에게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은 자기 행동이나 가족을 냉정하게 볼 수 있다. 때로는 듣는 사람을 위해 농담을 섞기도 한다. 그러나 시선이 내면으로 향하면, 마치 밝기만 하던 영상이 차츰 어둡게 바뀌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것처럼 우울하고 어두워진다. 집안에 이야기를 나눌 상대가 없는 독신자라면 그러한 반전 정도는 더욱 심각하다. -125

밤중에 몇 번이고 이름이 불려 잠에서 깬 구라이시는 어쩔 수 없이 어머니 방으로 갔다. “얼른 자.” 이 말만 하고 구라이시는 방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또 몇 시간, 몇 십 분 혹은 몇 분 후에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체력만큼은 자신 있던 구라이시였지만 이쯤 되니 지치기에 이르렀다. ‘이러다가 죽여 버릴지도 몰라.’ 구라이시가 자기 자신에게 불안을 느끼기 시작한 게 바로 그 시점이었다. -135

독신 개호자가 ‘고립’을 느끼는 것은 개호라는 행위가 오로지 개호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 둘만의 세계에 갇히기 때문이다. 또 이 밀실 밖에 있는 다른 사람들은 모두 즐겁게 산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개호자가 독신이든 아니든 개호라는 행위 자체에 고립을 낳는 장치를 내포된 셈이다. -157

여성 응답자 중 자택 개호를 원한다는 비율이 35.1퍼센트로 역시 가장 높았다. 2위인 병원 등 의료기관(19.6퍼센트), 3위인 개호노인 복지시설(19.5퍼센트)을 개호 장소로 꼽은 응답자 비율과는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여기에 개호노인 보건시설이나 민간 유료 노인홈 등 개호 시설 전체를 묶어 보면 여성은 54.5퍼센트가 ‘입소하고 싶다, 이용하고 싶다’고 답변해 집에서 개호를 받겠다는 응답자를 웃돌았다. 남성은 시설에서 개호받고 싶다는 의견을 다 합쳐도 41.7퍼센트로, 역시 자택에서 개호받는 것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이 개호를 필요로 할 때 개호를 원하는 장소는 위와 같다면 실제는 어떨까. 개호보험 서비스 이용 현황을 보면 요개호1~5 대상자 전체에서 서비스를 받는 장소는 재택이 67.2퍼센트, 지역밀착형 서비스가 8.5퍼센트, 시설 서비스가 24.3퍼센트로 나타났다. 이용 비율은 요개호도가 올라감에 따라 시설은 늘고 재택은 줄어든다. 요개호1에서는 시설 서비스가 5.8퍼센트, 재택 서비스가 87.2퍼센트였으나, 요개호5에서는 시설이 51.7퍼센트로 절반을 넘고 재택은 41.4퍼센트였다(내각부 2002년 고령사회백서). -182

어느 남성 독거노인은 딸 부부와 살기 시작했다. 딸이 살림을 합치면서 아버지 예금통장을 살펴보고 1년 동안 전부 합쳐서 800만 엔이나 썼다는 사실을 알았다. 영수증과 맞춰 보니 지붕 수리비, 수도 수리비, 마사지 기구 구입비, 또 어느 단체 기부금까지 있었다. 하나하나 알아보니 아버지는 사기에 가까운 장사에 당해 이렇게나 많은 돈을 써버린 것이었다. 이런 경우는 제대로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흔한 일 중 한 가지다. -184

집에서 개호를 한다는 것은 곧 ‘구분이 없는 생활’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평범하게 일하는 사람이라면 대개 일과 가정(사생활)을 구분함으로써 머릿속을 전환한다. 그러나 개호해야 하는 대상이 집에 있으면 일과 가정(개호/사생활)이라는 이중 구조가 된다. 그러면 일을 마치고 돌아와도 더 피곤해지는 개호와 마주해야 한다. -187


나 홀로 부모를 떠안다 – 고령화와 비혼화가 만난 사회
야마무라 모토키 지음 | 이소담 옮김 | 2015-7-15 발행
215*150mm | 244쪽 | 정가 15,000원
ISBN 979-11-952181-3-4 (03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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